회삿돈 43억원을 빼돌려 주식에 투자하다 발각된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문병찬 부장판사)는 건설사에서 경영지원팀장으로 일하며 회삿돈 43억원을 횡령한 A(52)씨에게 지난 7일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회사에서 자금 관리 및 주식 매매 등 업무를 담당한 경영지원팀장인 A씨는 회사 명의의 은행 계좌에 접근할 수 있게 되자 지난 2019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25회에 걸쳐 43억2500만원을 개인계좌로 이체한 다음 주식 투자에 사용했다.
A씨는 주식 투자를 하다가 손실을 입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횡령 금액과 출금 횟수를 늘렸다.
A씨의 범행은 회사 대표이사 B씨가 회사 자금의 총괄 상황을 기재한 시재표를 결재하던 중 유가증권란에 기재된 36억2000만원을 보고 그 경위를 따지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는 B씨 추궁에 범행 사실을 모두 털어놨다.
이후 A씨는 횡령한 금액 중 6억4700만원을 반환하고 5300만원을 변제했지만 36억원 이상을 갚지 못했다.
A씨는 범행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자백을 했다며 감형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수사 기관에 자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A씨의 고백에는 자발성이 결여돼 있다"며 "수사 협조 또는 자진출석의 의미를 넘어 자수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의 현 재산상태 및 직업관계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변제 가능한 액수가 그리 많아 보이지 않고 피해 회사로부터 용서를 얻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수사 개시 전에 범행에 관한 진술서를 작성했고 잘못을 뉘우치면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 횡령 금액 중 약 7억원을 반환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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