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중소기업 4곳 중 3곳이 최근 원자재 가격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출 중소기업의 절반이상이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10~50%가량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플라스틱 고무 및 가죽제품’, ‘광산물‘, ’전기·전자‘ 등 업종의 피해가 컸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수출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 영향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4일 밝혔다. 중소기업 75.6%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21.7%,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업종별로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플라스틱 고무 및 가죽제품’이 42.9%로 가장 많았고, ‘광산물‘(40.0%), ‘전기·전자’(36.0%) 등이 뒤를 이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영업이익률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30%~10%하락’이 37.4%로 가장 많았다. ‘10%이하 하락’이 30%를 보였고, ‘50~30%하락’이 21.1%, ‘100~50%하락’이 6.6%를 각각 차지했다.
품목별 원자재 가격 상승 정도를 물어보니 ‘철광류’가 가장 많은 26.3%를 차지했고, ‘석유·화학’(25.7%), ‘섬유류’(9.3%) 등이 뒤를 이었다. 철광류를 주로 사용하는 기계, 철강·금속, 전기·전자업체들이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 납품단가 반영 여부에 대해서는 수출 중소기업의 45.3%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격 반영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가격 경쟁력 저하(47.8%) △거래처와의 관계(28.7%) △장기계약에 따른 단가 변경 어려움(21.3%) 순으로 응답했다. 원자재 상승에 따른 대응(복수응답)으로는 ‘납품단가 조정’(42.3%)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원자재 외 원가절감(28.3%) △대응 방안 없음(22.0%) △원자재 선구매 및 확보(14.7%) △원자재 대체(12%) △납품 일자 조정(10%) △일시적 공장 가동 중단(5.7%) 등 순이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정부 중점 과제(복수응답)로는 ‘원자재 구매 금융·보증 지원’이 36.0%로 가장 많이 꼽혔다.이어 △납품단가 협상 지원(34.3%) △원자재 가격 및 수급 정보 제공(30.3%) △조달청 비축 원자재 할인 방출(20%) △원자재 공동구매 지원(15.3%)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대기업으로부터 원자재를 구매해 수출 또는 협력 대기업에 중간재를 납품하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납품단가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자재의 가격 상승으로 영업 손실과 공장가동을 중단한 중소기업도 있는 만큼, 정부에서는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원자재 구매 금융·보증 등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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