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8159만원(오후 2시30분 기준)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올랐다. 연초와 비교해도 두 배 이상 올랐다.
비트코인 오름세가 심리적 예상치를 뛰어넘자 증권가에서도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주식과 비트코인 모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한쪽 시세가 다른 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선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주식이 다른 자산이 됐고, 상관관계가 없어졌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이 아니라 ‘위험할 때 찾는 자산’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터키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지난달 19일 터키 정부가 중앙은행장을 전격 경질했을 때 터키 대표 주가지수(BIST100)는 하루 만에 10% 가까이 급락했다. 하지만 그달 터키 비트코인 거래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이 불안할 때 비트코인을 찾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했다.
올해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증시가 횡보할 때 비트코인 가격은 오른 점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암호화폐가 단순한 유동성의 산물이었다면 금리가 상승할 때 가격이 하락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비트코인의 상관관계가 다른 자산과 적어지며 대체자산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김 대표는 그동안 포트폴리오에 5~10%의 암호화폐를 담으라고 조언해왔다.
향후 비트코인이 디지털 자산으로서 인정받으면 주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면 주식처럼 달러, 금리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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