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코로나19 발발 이후 국내 증시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동학개미운동은 이제 막을 내리게 될까. 4월 개인의 하루 평균 순매수액은 동학개미운동이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1월 대비 5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부동자금은 계속 불어나고 있지만 주식시장에 들어가기 전 대기하고 있는 예탁금은 지난 2월부터 증가세가 주춤한 형국이다. 개미가 주도하는 강세장은 재현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개인의 매수 심리를 강하게 자극하는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시중 부동자금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3월 말 1097조원이던 부동자금은 지난달 말 1382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고객 예탁금은 증가세가 꺾였다. 지난해 1월 말 29조원 수준이었던 예탁금은 1년 뒤인 올 1월 말 68조원까지 불어났다. 134%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2월(64조원)부터 감소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예탁금은 3월 말에는 63조원을 기록했다. 시중의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는 속도도 한풀 꺾인 것이다.
다만 전체 거래대금 감소세는 다소 완만했다. 4월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14조5000억원으로 1월(약 26조5000억원) 대비 45% 감소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월 코스피지수가 3000을 넘어서면서 ‘지금 주식투자 안 하면 나만 돈을 못 번다’는 두려움이 개인의 매수 욕구를 키웠지만 3000선에서 횡보하고 있는 지금은 급하게 시장에 돈을 넣지 않아도 된다고 개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세장이 재현되기 위해선 개미의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이를 ‘1개월 내 코스피지수 3200 돌파’로 봤다. 코스피지수 3200은 현재 개인이 보유한 주식이 이익 구간에 들어서는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2개월 내 코스피지수가 상승한 날의 비율이 70% 이상이면 개인 자금 유입이 가팔라졌다”며 “신흥국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외국인이 지수 3200을 터치해주면 개인도 자신감을 갖고 다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 인상, 국내 기업 실적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미국 고용지표 등이 안정되고 금리 인상 이슈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는 2분기까지는 강세장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국내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지표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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