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전기차, 전환비용 고민이 시작되다

입력 2021-04-15 11:17  


 -석유 중심 인프라 매몰비용 고민할 때

 #사례1. 지난 2018년 제주도 내 경정비 사업자들이 도청으로 몰려갔다. 제주도에서 운행되는 자동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늘면서 내연기관의 정비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오는 2030년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 정비 사업자들의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사례2. 친환경차 보급이 확산되며 지난 1년간 전국 주유소 184곳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에 따른 이동 감소 영향도 있었지만 빠르게 확산되는 전기차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전기차 충전기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1년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충전기는 6만여기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그룹이 본격적인 충전 사업에 뛰어들면서 빠르게 인프라가 확대되는 중이다. 그러자 정유업계는 석유에서 거둬 들이는 세금으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며 반발, 전기차에도 휘발유 및 경유에 포함된 교통세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처럼 오랜 기간 이동 산업의 중심이었던 에너지가 전기로 바뀌면서 업종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하지만 전환에 따른 과거 업종의 매몰비용 또한 만만치 않게 발생하면서 정책 속도의 조절론도 동시에 대두되고 있다. 

 140년 내연기관의 시대는 그동안 석유 중심의 산업 인프라를 형성해 왔다. 석유기업들의 기반 하에 자동차회사는 이동 수단의 동력을 석유로 만들었고 그에 따라 주유소, LPG 충전소 등이 전국에 확충됐다. 동시에 정비 또한 내연기관 중심의 기술자를 육성하며 오랜 시간 많은 인력이 사회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전기 충전소는 주유소와 달리 에너지를 저장하는 탱크가 없다. 그래서 작은 공간만 있으면 어디서든 설치할 수 있어 전기차를 구매한 가정에서도 장착할 수 있다. 물론 한국은 공동 주택이 대부분이지만 개인주택 거주자라면 그렇다는 의미다. 그래서 저장탱크가 설치된 주유소 부지의 부동산 가치도 하락하기 마련이다. 

 친환경차의 전환은 폐차 업계도 고민이다.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 만큼 재사용 및 재활용 부품 수가 줄어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자동차에 사용하던 배터리를 다른 부문에서 재사용(ESS)하면서 엔진에서 추출하던 알루미늄, 텅스텐 등의 여러 소재 물질을 판매할 수 없고, 부품 단순화로 거래 규모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라고 마냥 즐거운 것은 아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전력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아 전체 세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거둔 전체 국세 293조원 가운데 교통세는 14조6,000억원으로 5% 비중이지만 친환경차 확대가 이뤄지면 감소는 불가피한 셈이다. 당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내연기관차의 이동이 늘고 그만큼 기름 사용도 많아 견디지만 코로나 이후는 상황이 급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언제까지 세금으로 친환경차 보급을 촉진할 수는 없는 셈이다. 

 따라서 친환경차 확산이 가져올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자는 조언이 뒤따르고 있다. 새로운 사업에 대한 전환비용 및 구사업의 매몰비용을 함께 고민하자는 목소리다. 그리고 여기에는 에너지, 이동 수단 제조, 운송 등의 모든 영역이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는 업종도 좋지만 어쩔 수 없이 사라져야 하는 업종의 전환기회도 만들어주자고 말이다. 그래서 연착륙과 경착륙,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한 것인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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