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딸을 학대해 중태에 빠트린 20대 아빠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딸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27)씨는 15일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인천지법에 출석했다.
A씨는 "딸 아이를 던진 행위 외 다른 학대도 했었느냐" "수사 초기에는 왜 혐의를 부인했느냐"등 질문에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치료를 받고 있는 딸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걱정됩니다"라고 답했다.
A씨는 당초 "실수로 어딘가에 (아이 머리를) 부딪혔다"며 학대를 부인했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추궁이 이어지자 "아이가 자꾸 울어 화가 나 던졌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A씨와 아내 C(22)씨, 딸 B양과 B양의 오빠(생후 1년9개월) 등 네 가족은 지난해 10월 인천시 남동구의 한 빌라에 월세를 얻고 전입신고를 했지만 보증금 문제로 집을 나와 부평구 일대 모텔 여러 곳을 전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B양도 2개월 전 한 모텔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엄마 C씨가 이달 초 보증금 사기 혐의로 구속되면서 A씨 혼자서 두 자녀를 돌보게 됐다.
지적장애가 있는 C씨는 보증금 문제로 집주인과 갈등을 빚다가 지난해 7월 사기 혐의로 피소당했다. 이후 법정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아 지명수배가 내려졌고, 체포된 당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없이 곧바로 구속됐다.
C씨는 모텔을 전전하는 와중에도 육아 수첩에 아기 분유량을 꼼꼼히 기록할 정도로 B양에 대한 애정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행정복지센터에 남매의 가정 위탁을 요청했지만, 일정이 늦어져 혼자 1주일간 남매를 돌보던 중 사건이 발생했다.
B양의 오빠는 현재 미추홀구 한 보육시설에 입소했다. B양은 사건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도 의식이 없는 위중한 상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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