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롤렉스, 매출 왜 줄었지?

입력 2021-04-15 17:21   수정 2021-04-16 01:48

국내에서 명품시계 롤렉스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롤렉스 매장엔 시계는 없고, 공기만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런 인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롤렉스의 국내 매출은 줄었다.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업체들이 국내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 롤렉스의 국내 실적이 악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롤렉스의 국내 판매법인인 한국로렉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 줄어든 2328억원을 기록했다. 롤렉스 한국 매출이 감소한 배경엔 면세점이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객이 줄어 면세점 매출이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명품 시계는 1000만원 이상으로 금액이 커 주로 국내에 여행 온 외국인이 면세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 해외여행길이 막혀 면세점 시계 판매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본사의 제품 마케팅도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롤렉스는 제품을 소량 생산해 희소성을 높여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전략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브랜드’란 이미지를 각인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지사의 매입액은 1700억원으로 전년(2300억원) 대비 26% 감소했다.

백화점의 롤렉스 매장 매출은 늘었다. 국내 A백화점의 롤렉스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10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보복소비 영향으로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루이비통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기업 종사자들 소득이 늘어나는 등 가처분 소득 증가와 주식시장 호황 등으로 명품 소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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