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 영화 1초면 저장…기업용 SSD 양산

입력 2021-04-15 17:28   수정 2021-04-16 01:46

SK하이닉스가 풀 HD급 영화를 1초에 저장할 수 있을 정도로 속도가 빠른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PE8110 E1.S’를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최대 저장 용량은 8테라바이트(TB)로, 2000편의 영화를 하나의 SSD에 담을 수 있다.

데이터센터용 SSD 라인업 완성
이번에 선보인 PE8110 E1.S는 이전 세대 제품인 ‘PE6110’보다 읽기 속도는 최대 88%, 쓰기 속도는 최대 83% 빠르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활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다. 기존 HDD보다 부피가 작고, 정보처리 속도는 빠르다.

기존 PE6110이 96단 기반이라면 PE8110 E1.S는 128단 기반이다. 128단이란 데이터 저장 공간인 ‘셀’ 128개를 수직으로 쌓았다는 뜻이다. 저장 공간이 96단에서 128단으로 늘어나면 저장 용량이 커진다. 반도체업체는 셀을 많이 쌓아 제품 성능을 높이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PE8110 E1.S 양산으로 주요 고객의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SSD 라인업을 모두 갖췄다. 데이터센터에서 활용하는 시스템 종류에 따라 써야 하는 SSD 종류는 달라진다.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들이 사용하는 SSD는 PCIe 3종과 SATA 등 네 종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라인업을 갖췄다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SSD 수요 기업을 폭넓게 충족시킬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더 많은 고객 확보를 위해 사후서비스(AS) 보장 기간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전 세계 IT기업 SSD 투자 커져
SK하이닉스는 최근 세계 정보기술(IT)업체들의 데이터센터용 SSD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PE8110 E1.S 양산을 시작해 더 주목받고 있다. JP모간은 지난해 낸 보고서에서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체의 SSD 수출액도 2019년 49억9000만달러(약 5조5700억원)에서 지난해 100억6000만달러(약 11조2400억원)로 약 두 배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터넷·모바일 쇼핑은 물론 화상통화와 화상회의도 잦아졌다”며 “기업들도 이를 감당하기 위해 SSD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기업용 SSD 시장은 지난해부터 연평균 21.5% 성장해 2024년에는 28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PE8110 E1.S 양산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국제 SSD 표준인 OCP(Open Compute Project) 규격을 충족하는 신제품은 전력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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