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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은 세계 19개 국가에서 소비자금융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러시아 등 13개국의 소비자금융을 한 번에 정리하겠다는 ‘초강수’를 꺼낸 것이다. 수익성이 낮은 소매금융보다는 미국, 싱가포르,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등 거점 자본시장에서의 자산관리(WM)·투자은행(IB) 사업 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지점 수는 39개로 이 중 30개가 수도권에 있다. 2017년 120여 개에 달했던 점포 수를 대폭 줄인 뒤 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WM) 영업에 집중해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체 직원(3300여 명) 중 기업금융과 지원부서 인력을 제외하면 고용을 승계해야 하는 인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씨티은행 철수설이 나온 이후 OK금융그룹과 DGB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OK금융은 1금융권으로 보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 DGB금융은 수도권 영업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각각 인수 유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업 출신이어서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OK금융), 인수를 위한 ‘실탄’이 부족하다는 점(DGB금융)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KB금융도 WM 부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잠재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세 후보 모두 공식적으로는 인수 참가를 부인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순자산(6조2953억원)에 국내 은행업 주가순자산비율(PBR)인 0.3~0.4배를 적용하면 몸값은 1조9000억~2조5000억원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2015년 씨티재팬 매각 당시처럼 WM, 신용카드 부문 등을 쪼개 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전략적 차원에서 한국 사업을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재편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기존 소비자금융 고객을 충분히 지원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빈난새/김대훈/이슬기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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