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재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이후 정부가 '내수 부진 완화'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카드승인액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는 등 각종 내수 지표가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내수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표한 '4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제조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고용이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그린북 3월호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 달 사이 내수 경제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국내 내수 지표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등락을 반복해오며 지난해 7~8월에도 일시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며 "최근엔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내수 지표도 가파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제 각종 내수 지표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린북 4월호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 국내승인액은 전년 동월 대비 20.3%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 1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도 같은 기간 62.7% 늘었다. 역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 100.5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만에 100을 넘었다. CCSI가 100(2003~2019년 평균치) 이상이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낙관적이란 의미다.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내수 위축이 심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영훈 과장은 "내수가 회복 흐름으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경기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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