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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당사자조차 알아채지 못할 때도 있다.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증 가운데 두 가지 이상 증상이 하루 1시간 이상 지속되면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한쪽만 코가 막히거나 노랗고 끈적끈적한 콧물이 나오고, 코피가 잦은 경우는 알레르기 비염과 관련성이 낮다.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 부비동염(축농증), 후두염부터 만성적인 후각장애까지 더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알레르기 치료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팔뚝에 알레르기 물질 작용을 완화해주는 주사약을 맞는 ‘피하면역 주사요법’과 알약 형태의 항원을 혀 아래에 넣어 면역관용(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에 몸이 반응하지 않는 것)을 유도하는 ‘설하면역 치료법’이다. 두 가지 모두 알레르기 원인이 되는 물질을 조금씩 투여해 증상을 호전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에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간 치료해야 한다.
알레르기 치료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코안이 붓거나 물혹, 비중격만곡증 등이 동반되면 알레르기 치료와 함께 코의 구조적 교정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중격은 코안의 좌우 경계를 가르는 일종의 벽이다. 이 벽이 비정상적으로 휘어지면 코막힘, 축농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코의 좌우 양쪽에 있는 작은 뼈인 하비갑개가 부풀어올라 코를 막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비중격을 똑바로 세우거나 비갑개를 절제하는 등 코의 구조를 교정하는 치료도 동반돼야 한다.
증상이 아직 심하지 않다면 인공눈물을 수시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안구가 건조하거나 이물질이 들어가 따끔거리는 느낌이 들 때마다 인공눈물을 넣으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인공눈물을 넣을 때는 1회에 한 방울만 넣는 것이 원칙이다. 한꺼번에 여러 방울을 넣으면 몸에서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눈물 안의 면역성분, 영양분까지 빠져나갈 수 있다. 눈꺼풀 바깥 피부에 약 성분이 쌓이면 피부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콘택트렌즈를 끼고 있거나 안구건조증·알레르기 반응이 심하면 보존제가 포함된 인공눈물은 피하고, 일회용 인공눈물을 쓰는 것이 좋다. 보존제 성분이 알레르기 반응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급하다고 인공눈물 대신 식염수나 수돗물을 눈에 넣으면 안 된다. 오히려 안구 표면을 더 건조하게 만든다.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안구건조증과 결막염을 방치하면 각막상피가 벗겨지거나 각막궤양으로 악화돼 시력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 심하다면 ‘마이봄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마이봄샘은 눈꺼풀 주변에 있는 기름샘이다. 눈물의 필수 성분인 기름층을 생성한다. 마이봄샘이 줄어들면 눈물이 평소보다 빨리 말라 안구건조증을 악화할 수 있다. 눈물 분비가 줄어든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눈꺼풀 테두리에 뭉쳐 있는 피지선으로 인한 염증이라면 IPL 레이저 치료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원인·증상 정도에 따라 항히스타민 점안제, 비스테로이드 및 스테로이드 점안제 등을 처방받는다. 고경민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는 “일시적 증상으로만 생각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시력 저하까지 올 수 있다”며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정기적으로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헤르페스 구내염은 입술과 입천장 등에 2~3㎜ 크기의 수포가 여러 개 생기는 게 특징이다. 헤르페스 구내염은 전염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수포를 터뜨리면 2차 감염률이 더 높아진다. 감염 증상이 있는 어른이 아이와 접촉해 옮기는 경우도 있다. 영유아가 구내염에 걸리면 입 안 통증 때문에 식사를 거르고 탈수, 영양결핍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한 번 걸리면 평생 ‘골칫거리’다. 2~3주 안에 저절로 사라지기는 하지만, 바이러스가 감각신경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마다 발병하기 때문이다. 수포가 많이 나타나고 통증이 있다면 하루 두세 번씩 1분간 구강청결제로 입 안을 헹궈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바나나, 배, 딸기, 키위 등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자주 섭취해 면역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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