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ESG 회사채 발행 러시 …벌써 9조 ‘지난해의 2배’

입력 2021-04-16 18:39  

≪이 기사는 04월16일(18:3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금융사 위주로 발행되던 ESG채권 시장에 제조업 등 일반 기업들이 본격 가세하면서 민간기업 원화 채권 기준으로 지난해 발행 규모의 두 배를 넘어섰다. ESG채권은 기업이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사업이나 사회적 책임 관련 항목 등에 쓰기로 약속하고 발행하는 채권이다.

ESG채권 발행 15조 육박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주은행은 ESG 선순위 은행채 1500억원 발행을 예정하고 전날 실시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2200억원 규모 주문을 받고 발행을 확정했다. 소상공인 지원 대출 등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는 채권이다. 만도는 하이브리드·전기차 부품 생산설비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한 2500억원의 ESG채권을 오는 22일 발행한다. 이달 하순에도 SK종합화학과 한화건설 등이 줄줄이 ESG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올들어 민간 기업이 발행한 원화 ESG채권은 9조3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발행 규모인 4조2400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연초부터 LG화학이 역대 최대인 83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한 것을 비롯해 현대제철(5000) 현대오일뱅크(4000억원) 현대자동차(4000억원) 등이 그린본드를 발행해 친환경 사업 투자용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해외에서 ESG채권을 발행한 국내 기업들도 늘었다. SK하이닉스가 연초 10억달러의 ESG채권을 발행했고,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도 ESG채권 발행에 가세했다. 이달들어선 기아가 미화로 7억달러를, 한화솔루션이 위안화로 1700억원 규모를 발행하는 등 원화 환산 5조3000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해까진 일부 전력 공기업이나 은행 캐피탈사 등이 주로 해외에서 ESG채권을 발행했다.

싼 이자로 원하는 만큼 빌려
기업들이 앞다퉈 ESG채권 발행에 나서는 것은 더 많은 돈을 낮은 금리로 빌릴수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기업 혹은 따뜻한 기업이라는 홍보 효과도 있다. 지난 7일 롯데쇼핑이 만기 3·5·10년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ESG채권인 3년 만기물에만 가장 많은 4800억원의 청약이 몰리자 3년물 발행 규모를 당초 1000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수요가 몰린 덕분에 올들어 ESG채권 발행에 나선 기업들은 대무분 신고한 최대 액수까지 발행 규모를 확대했다. 기업들은 발행 규모를 확대하면서도 금리를 낮췄다. SK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 1분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신용등급 AA급 기준 회사채 가운데 ESG채권은 일반 채권에 비해 0.05%가량 낮은 금리를 형성했다.

공급이 계속되는데도 ESG채권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이 ESG채권 투자를 늘리고 있고, 자산운용사들도 잇따라 ESG펀드를 설정하는 등 ESG채권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부도 2025년까지 73조4000억을 투입해 신재생에너지와 녹색산업을 육성한단 청사진을 내놓고, 앞장서 그린뉴딜펀드 출자에 나서는 등 지원에 나섰다. 윤정선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호황으로 금리인상이 예견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선제적 조달에 나서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며 "환경 등 규제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신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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