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에 불신을 드러난 것 아니냐는 평가다.
대선이 다가오자 이재명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차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같은 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측근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측근들은 이 전 대표에 문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지만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을) 안 했으면 안 했지, 그 짓(차별화)은 못한다"고 강하게 거부했다고 한다.
측근들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절반 이상 2인자(국무총리)를 했는데 내가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사기'"라면서 "오늘 분명히 말한다. 나는 문 대통령은 배신할 수 없다"고 했다.
여권 내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두 사람이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 문제를 놓고 정반대의 선택을 한 셈이다.
이재명 지사가 독자적 백신 도입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픈 곳을 찌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해외 백신 모범국들은 접종률이 70%에 육박해 집단면역 달성이 임박한 상황이지만 한국은 접종률이 2%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한국은 방글라데시·르완다·레바논 등보다 접종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야당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레임덕의 전조가 아니라 최종형태"라며 "'국가가 방역에 있어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고 백신 도입에 있어서 투명하지 못하니 나 이재명이 문재인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이런 의지의 표명"이라고 분석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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