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고의 체력 보강으로 비거리가 눈에 띄게 늘어난 덕분이다. 한창 부진할 때 245.47야드(152위·2019년)에 불과했던 리디아 고의 평균 비거리는 올해 261.48야드까지 늘어났다. 61위로 여전히 상위권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인공지능 아이언 샷’을 지닌 그가 홀마다 한 클럽 이상 짧게 잡고 경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달라진 그의 신체 조건은 외관에서 드러난다. 끝없는 부진에 허덕이며 수척한 모습이던 2018년과 달리 지금은 다부진 근육질 몸매가 눈에 띈다.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리디아 고는 부진할 당시 몸무게가 7㎏이나 빠졌다. 지금은 몸무게를 거의 회복한 상태다. 골프위크는 “리디아 고가 근육으로만 약 5㎏을 불렸다”고 전했다.
리디아 고가 근육질 몸매로 거듭난 배경에는 캐나다인 코치 션 폴리(47)가 있다. 2014년까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의 코치로 활약한 폴리는 지난해 시즌 중간부터 리디아 고의 코치로 일하고 있다. 폴리 코치는 “아직까지도 사람들은 여자 운동선수가 어떤 외모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것 같다”며 “운동선수는 운동선수다운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리디아 고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에 세리나 윌리엄스가 있었으면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근육질 몸으로 여자 테니스를 평정한 윌리엄스를 닮으라는 바람이었다.
리디아 고는 운동선수 몸을 갖추기 위해 닥치는 대로 체력운동을 했다. 리디아 고를 후원하는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그는 매일 아침 11㎞의 조깅으로 체력을 키웠다. 미국 집에 장비들을 갖춰 ‘간이 피트니스 센터’를 만들고 틈만 있으면 그곳에서 살았다. 리디아 고는 “뛰는 것을 싫어한다”며 “하지만 뛰면서 스트레스가 풀렸고 속에 있던 것들이 밖으로 분출되는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고 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 단백질 음료를 하루 한 병씩 비웠다. 여기에 더해 악력을 키우기 위해 ‘록클라이밍’을 했고, 유연성을 위해 요가도 꾸준히 했다. 리디아 고는 “내가 마실 수 있는 단백질 음료의 양은 (브라이슨) 디섐보와 달리 한 병이면 충분하다”며 “코스 안팎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 폴리 코치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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