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계 '뜨거운 감자'…바이든표 법인세 인상

입력 2021-04-18 17:38   수정 2021-04-19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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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법인세율을 28%로 인상하려는 계획을 놓고 미 기업 간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자금으로 세워진 이익단체 ‘체임버오브프로그레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계획과 법인세 인상안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앞서 ‘98%의 최고경영자(CEO)가 법인세 인상에 반대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과는 상반된 견해를 보인 것이다. BRT는 ‘미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로 불리는 대표적 재계단체다.

체임버오브프로그레스는 아마존과 페이스북, 구글, 우버, 트위터, 도어대시 등이 파트너사로 참여하고 자금을 지원해 지난달 발족한 단체다. 사회적 안전망과 소득불평등 해소 등을 포함한 소비자 이슈에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CNBC는 “이번 의견 표명에 구글 등 개별 빅테크의 의사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빅테크들이 세금 인상에 개방적이고 인프라 투자 확대도 지지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체임버오브프로그레스 창립자인 애덤 코바세비치는 “바이든 대통령의 2조3000억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은 정보기술(IT)업계 사람들이 오랜 시간 원해온 목표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증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중하지만 더 나은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면 모든 산업군이 이점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과 라임 등 빅테크에서 15년간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이들 기업의 투자 결정은 법인세율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 어떤 확장 기회를 추구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 법인세 인상에 찬성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는 법인세 인상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BRT의 행보와 대비된다. BRT에 따르면 미국 대표 기업 CEO의 98%는 바이든 행정부의 법인세 인상안이 세계 무대에서의 미국 기업 경쟁력에 ‘어느 정도’ 또는 ‘매우 심각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CNBC는 다만 “체임버오브프로그레스의 법인세 인상 찬성 표명은 유럽연합(EU)이 디지털세를 강행하려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당시 EU가 겨냥한 빅테크는 미국 기업이 대다수였다. 코바세비치는 디지털세에 대해 “미국 기업에만 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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