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선보인 픽업트럭 싼타크루즈가 베일을 벗자 소비자들 호응이 뜨겁다. 투싼 기반으로 만들어져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한 외관이라 "국내에도 출시됐으면 좋겠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6일 싼타크루즈를 공개하고 미국 레저용차량(RV) 시장 출격을 알렸다. 싼타크루즈는 현대차가 최초로 선보이는 준중형 픽업트럭이다. 미국 현지 전략형 차량으로 개발된 이 차량은 2015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콘셉트카(HCD-15)로 공개된 이후 약 6년 만에 양산차로 등장했다.
승객석과 적재함이 분리된 픽업트럭 외관을 갖추면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이 반영된 신개념 '스포츠 어드벤처 차량'이라는 게 회사측 소개다. 싼타크루즈는 오는 6월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며 하반기부터 본격 판매된다.
공개 직전부터 기대를 모은 이 차량은 신형 투싼 플랫폼을 공유했다. 전면부도 파격적 '라디에이터 그릴'이 특징적인 투싼 4세대를 닮아 국내외 소비자들의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덩치 큰 픽업트럭이 주를 이루는 미국에서 소형 픽업트럭 시장 틈새를 공략한 점도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를 통해 누리꾼들은 "완벽하다(perfect)", "매력적(attractive)"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크기가 작다는 일부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라이프스타일 차량으로선 큰 트럭보다 실용적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싼타크루즈는 현재 전세계 픽업트럭 시장 규모 1위인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만 출시가 예정됐다. 그러나 국내 출시를 바라는 소비자들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시장은 픽업트럭 불모지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제한적이라서다. 쉐보레 콜로라도와 렉스턴 스포츠 칸, 지프 글래디에이터 정도다. 포드가 이달 뉴 포드 레인저를 출시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여전히 새로운 픽업트럭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있다.
여기에 최근 캠핑과 차박(차량+숙박) 열풍과 대형차 선호 현상에 따른 SUV 수요가 픽업트럭으로까지 옮겨간 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3만8454대 팔리며 연간 4만대 규모로 커진 픽업트럭 시장은 올해 새로운 픽업트럭 출시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다만 싼타크루즈의 국내 출시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역수입 한다고 해도 승용 부분과 짐칸이 일체형으로 이뤄져 있어 화물차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어 경쟁력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현대차 노동조합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해외 생산 차량을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려면 현대차 노조의 동의가 필요한데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로 아이오닉5, 그랜저 등 주력 차종 생산 중단마저 잇따르는 상황에서 노조가 동의할 리 없다는 얘기다.
현대차도 역수입 계획은 없다는 입장. 당장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내의 경우 싼타크루즈 외 다양한 차량으로 시장 대응에 나설 수는 있다"며 픽업시장 공략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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