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로스코(1903~1970)는 미국을 대표하는 추상표현주의 거장이다. 그의 작품은 난해하다. 거대한 캔버스에 형체를 분간할 수 없는 색의 덩어리 몇 개가 단순하게 배치돼 있을 뿐이다. 하지만 관객은 작품을 가슴으로 받아들인다. 그림을 직접 본 사람의 20~30%가 눈물을 흘렸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최근 로스코의 전성기 작품인 ‘무제’(1962년)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이 작품이 지난해 10월 타계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과 문화재,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거론되면서다. “그림도 머리(대표작)를 잡아야 한다. 세계 미술사에서 손꼽히는 주요 작가의 대표작이 한국 땅에 있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지론이었다고 한다.
삼성가는 이번주 컬렉션의 거취와 관련한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코의 작품이 고인의 뜻대로 국내에 머무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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