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구직 플랫폼 원티드랩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019년 100억원의 투자를 받을 당시 기업가치는 500억원 안팎이었으나 최근 3년 간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1000억원을 바라보는 예비 유니콘으로 성장하면서다. 상장시 2000억원 대로 몸값을 부풀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원티드랩은 지난 16일 한국거래소에 성장성 추천 특례를 통한 코스닥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올 하반기 상장이 목표다.
201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활용해 지인 추천 채용 플랫폼인 ‘원티드’를 선보였다. 헤드헌팅 사업을 온라인 플랫폼에 구현한 것이다. 누구나 헤드헌터가 될 수 있으며 지인을 추천한 후 채용까지 이뤄질 경우 보상금을 지급한다.
이 회사는 페이스북, 이베이, 엔씨소프트,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 1만곳의 기업 고객 확보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매칭 확률을 높였다. 현재 전 세계 5개국의 1만 기업과 200만 회원에게 채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구직자의 커리어 주기에 맞춰 다양한 교육 콘텐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핵심 역량은 AI를 통한 데이터 기반 서비스에 있다. 2018년 기업 정보 사이트 크레딧잡을 인수해 42만개 기업의 월별 연봉 및 고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150만개 이상의 플랫폼 내 실시간 매칭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매칭 알고리즘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원자의 합격여부를 80% 이상의 확률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채용 시장이 활성화된 것도 원티드랩에게 기회가 됐다. 최근 3년 간 매년 두 배 이상 매출이 급증했다. 2017년 1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8년 34억원, 2019년 83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147억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다만 흑자 전환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2019년 영업손실은 42억원, 지난해는 52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커졌다. 이 때문에 성장성 특례 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다는 전략이다.
원티드랩의 상장으로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상당한 투자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산업은행, 스톤브릿지벤처스, KTB네트워크,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등이 200억여원을 투자했다. 2019년 시리즈 B 투자를 받을 당시 기업가치는 500억원 대 안팎이었다.
투자자들은 최근 플랫폼 기업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원티드랩이 1000억원 이상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장시 1500억원 대로 평가받는다면 재무적 투자자들은 3배 가량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달 초 원티드랩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했다. 전체 발행주식수의 54% 수준이다. 지난 2월에는 1주당 15주 무상증자 단행했다.
회사 측은 상장으로 조달한 공모자금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올해 초 한국기업데이터와 이크레더블이 진행한 기술성 평가에서 A, A 등급을 획득해 성장성 특례 기준을 충족시켰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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