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건설사업관리용역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LH 내부위원이 1위로 평가한 업체가 최종 낙찰된 경우가 9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일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계약이 이뤄진 LH의 건설사업관리용역 92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92건 사업 중 2개 업체 또는 컨소시엄만 입찰에 참여한 사업은 66건(72%)에 달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건설사업관리 용역사업에서 기술이행 능력이 있는 업체들은 상당수지만 참여업체 수가 2곳밖에 되지 않는 것은 상위업체끼리의 담합 외에는 설명이 어렵다"며 "LH에 의한 묵시적인 '줄세우기 담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H 내부위원이 1위로 평가한 업체가 낙찰업체로 결정된 사업은 83건(90%)에 이르렀다. LH 내부위원의 평가결과가 낙찰 여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게 경실련 측의 분석이다. 특히 이 기간 LH 건설사업관리 용역 평가위원으로 1회 이상 참가한 사람은 총 296명인데, 평가에 6회 참여한 내부위원은 5명, 5회 참여한 위원은 16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7회 참여한 내부위원도 있었다.
낙찰업체와 2순위 업체의 투찰금액 차이도 적었다. 금액 차이가 1% 미만인 사업이 74건(80%)이었다. 0.5% 미만인 경우도 58건(63%)에 달했다.
경실련은 "입찰담합이 강하게 의심되며 LH 전관을 영입한 업체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공정거래위원회,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