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출판계에 따르면 예스24는 지난 14일 도서 배송 시스템을 개편해 아침 배송과 당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아침 배송은 전날 밤 10시 전에 책을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당일 배송을 이용해 오후 3시 전에 책을 사면 그날 저녁에 배달된다. 쿠팡과 쓱닷컴의 도서유통업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서점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쿠팡의 지난해 도서 분야 매출은 약 2500억원으로 추산되며 올해는 6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6000억원은 지난해 국내 1, 2위 서점인 교보문고(6941억원)와 예스24(6156억원)가 거둔 매출에 육박하는 수치다. 쿠팡은 취급 도서 품목을 늘리기 위해 주요 출판사에서 책을 직매입하고 있다. 책을 직접 사들여 자사 물류센터에 보관한 뒤 주문을 받아 배송하는 방식이다.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 배송’을 활용해 전날 주문받은 책을 다음날 이른 아침 고객에게 배송하고 있다.
쓱닷컴도 온라인 서점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교보문고와 제휴해 교보문고에서 취급하는 도서 50만 종을 자사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쓱닷컴에서 책을 주문받은 뒤 교보문고의 배송 시스템을 활용해 배송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5월에는 약 200종의 도서에 한해 새벽·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 반응을 살폈다.
대형 온라인 쇼핑몰들이 도서 유통시장에 뛰어든 것은 온라인 서점의 빠른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서점의 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도서 판매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오프라인을 뛰어넘으면서 시장 규모는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과 생필품을 사면서 책도 같이 주문하려는 소비자의 수요도 많다.
대형 쇼핑몰의 서점 시장 진출에 대해 출판계는 도서 유통 경로를 다양화할 수 있다며 반기고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오프라인 서점은 아직도 대형 서점 몇 곳을 제외하곤 현금 결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라며 “책 판매량에 따라 현금으로 꼬박꼬박 결제하는 대형 쇼핑몰의 서점 시장 진출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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