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서울역 북부 역세권 복합개발 착공을 앞두고 중구 만리동1·2가 등 일대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이 지역은 서울 지하철 1·4호선, KTX,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B 노선(예정) 등이 지나는 서울역 인근이다. 도심은 물론이고 지방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층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강북판 코엑스’로 불리는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이 진행되면 집값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직주근접(직장과 거주지가 가까운 것)을 선호하는 직장인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도 강세를 띠고 있다. 서울역센트럴 자이 전용 84㎡는 작년 말 전세보증금 8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그보다 8000만원가량 오른 9억3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아파트값 상승세는 서울역에서 약 1㎞ 떨어진 서울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일대로도 옮겨붙고 있다. 2001년 7월 준공된 중림동 삼성사이버빌리지 전용 84㎡ 호가는 14억5000만원으로, 직전 거래가인 13억4700만원보다 8%가량 뛰었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지난달 북부 역세권 개발 착공이 확정된 뒤 아파트를 사겠다는 문의가 부쩍 늘었지만,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 때문에 매물이 많이 없다”고 했다.
민간 주도 주택 공급 기조를 내건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서울역 왼편 용산구 청파동 재개발 지역을 주목하는 수요자도 늘고 있다. 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현재 청파동2가 106 일대에선 청파1구역 재개발이 진행 중이고, 청파동1가는 공공 재개발을 신청한 상태다. 청파1구역의 경우 민간 재개발에 대한 기대가 크다.
토지·건물 실거래가 제공 업체 밸류맵에 따르면 청파동2가 단독·다가구 건물 실거래가는 올 들어 10% 가까이 올랐다. 청파동 B공인 관계자는 “민간 재개발이 추진되는 구역은 현금 청산(입주권 대신 현금으로 보상하는 것)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장점”이라며 “다만 오 시장 취임에도 민간 재개발이 제 속도를 낼지는 미지수여서 투자자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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