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수소사업 승부수…두산 계열사 기술역량 집결

입력 2021-04-20 17:50   수정 2021-04-21 00:48

구조조정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 두산그룹이 수소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정원 회장(사진)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두산퓨얼셀 등 계열사 전문인력을 모아 그룹 차원의 수소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하고, 수소 사업 전반에 걸친 전략 수립에 나섰다”고 20일 발표했다. 두산은 수소 생산부터 유통(저장·운반), 활용(발전·모빌리티) 등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반에서 사업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TF팀장은 두산퓨얼셀 전략 담당으로 수소사업을 이끌었던 제후석 상무가 맡는다. 수소 TFT는 외부 전문기관과 손잡고 글로벌 수소 시장을 심층 분석 중이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미국 각 주별 수소시장을 살펴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수소시장 규모는 2050년 12조달러(약 1경3336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두산이 그룹 차원의 TFT를 신설한 이유는 계열사별로 흩어진 수소 기술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발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최근 3년간 매년 1조원 이상을 수주했다. 2023년 매출 목표는 1조5000억원이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의 한 종류인 인산형연료전지(PAFC)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다른 종류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 작동하고 수명이 길다는 게 강점이다. 최근엔 영국 세레스파워와 손잡고 전력 생산 효율이 높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기술도 개발 중이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 2018년 세계 최초로 비행시간을 늘린 수소 드론을 개발해 양산에 들어갔다.

두산중공업은 수소 생산과 유통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제주도의 ‘그린수소 실증사업’에 참여해 제주에너지공사가 보유한 풍력단지에서 ‘녹색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녹색 수소는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얻은 수소 에너지다. 두산중공업은 또 경남 창원공장에 수소액화플랜트를 2022년 준공할 예정이다. 자체 기술로 만든 액화 수소를 수소 충전소에 공급해 수소 유통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수소를 압축 저장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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