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고 사망하면 4억 준다더니…1명만 지급해도 예산 바닥

입력 2021-04-22 09:22   수정 2021-04-22 11:26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으로 사망할 경우 약 4억3700만원의 일시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와 관련해 확보된 예산은 단 4억5000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질병청은 지난 1월 '이상반응 관리' 목적으로 5억4900만원의 예산을 편성받았다.

이 중 피해보상금 지급을 위한 예산은 4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지침 관리 명목 4400만원, 소책자 제작 비용 5500만원 등이다. 단 한 명의 사망자만 발생하더라도 예산이 바닥이 나는 것이다.

질병청이 처음부터 백신 접종 후 사망자에 대해 보상할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26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후 4월 21일 기준으로 누적 사망신고 사례 건수는 51건(아스트라제네카 37건, 화이자 14건)이다. 하지만 인과관계가 인정된 경우는 단 한건도 없다.

질병청 측은 "단 한 사람에 사망일시보상금을 지급하면 (예산은) 끝"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지금 추경예산안을 협의하고 있고,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부분에도 내부적인 예산이 있다"며 일부 추가적인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김미애 의원은 "'안전하다' '믿고 맞아도 된다'라고 호언장담하던 정부가 사실은 충분한 보상금 예산도 책정하지 않고 있었다"며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터널 속, 방역을 위해 애쓴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실제 지급 가능한 예산을 하루빨리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은경 질병청장은 지난 2월 '코로나19 예방접종 특집 브리핑'을 통해 백신 접종 후 피해보상제도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1조(예방접종 등에 따른 피해의 국가보상)에 따라 예방접종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의심될 경우 피접종자, 또는 보호자가 이 같은 내용을 보상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접종자(보호자)로부터 제출받은 피해보상신청서를 시·도지사가 질병청에 제출, 질병청은 120일 이내에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보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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