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기업 이익의 주주 환원에 많은 관심을 두고 안정적 배당 정책을 유지하면서 투자자들도 배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증권시장에서는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배당 서프라이즈를 노리기 위해서는 이익에 비해 배당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가 개선되지 못한 업종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배당총액은 33조16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20조6903억원)에 비해 60.3%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고 관심이 높은 삼성전자 역시도 역대급 배당을 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결산배당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3조원을 풀었다. 보통주 배당금 11조5336억원과 우선주 배당금 1조5923억원을 합쳐 총 13조1243억원이었다. 기존 결산 배당금인 보통주 주당 354원(우선주 355원)에 특별배당금 주당 1578원을 더해 지급했다. 작년 2조4000억원에서 10조원 이상 늘어난 액수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투자자들이 배당 투자를 고려할 만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이 늘어나고 있는 게 배당증가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272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는 141조원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증권사 김상호 연구원은 "기업들의 현금이 풍부해지면서 올해부터 국내 기업들의 주주환원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들은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구간에서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 매입을 확대했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과거 한국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20%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8년부터 점차 확대되면서 2년 연속 40% 이상을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주주환원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환경에서 이익에 비해 배당 컨센서스가 개선되지 못한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며 "배당수익률 개선 여력이 높은 업종은 철강, IT하드웨어, IT가전, 에너지, 자동차, 화학"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으로 자사주 매입이 기업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바뀌면서 자사주 매입 여력이 높은 기업도 눈여겨 봐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당금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가 쉽지 않고 배당소득세가 과세되지만 자사주 매입은 재무상태에 따라 실행할 수 있다. 또한 주가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은 과세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과거 자사주 매입을 수행했던 기업 중 잉여현금흐름이 개선된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기아,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 꼽힌다. 임병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주 중심의 증시 과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투자자라면 배당주를 분산투자처로 활용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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