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서울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한 정치 편향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TBS와 같은 경기도형 공영방송을 설립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21일 도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조례안에는 경기도지사에게 방송 편성과 심의기구 구성 등의 권한을 주도록 하고 있어 제2의 TBS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의회 운영위원회는 국중범 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 공영방송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조례안은 경기도 지상파 방송국을 개국하는 내용이다.
국 의원은 "지난해 3월 경기방송(민영)의 방송 중단으로 도민의 청취권이 침해돼 안정적인 방송 운영을 위해 조례를 제정하고자 한다"고 조례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도의회는 운영위 심의 결과를 토대로 오는 29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조례안 통과 여부를 최종결정한다.
해당 조례안에는 도지사에게 방송편성 책임자 임명권과 편성규약 제정, 방송프로그램 심의기구 및 시청자위원회 구성 권한을 주는 조항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0일 성명을 내고 "시민 권리 확대와 방송 독립성과는 거리가 먼 도정 홍보방송이 될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조례안을 발의한 국 의원은 "재난방송 등 경기도민의 보호 필요성 등을 위해 경기도 공영방송의 설립 요구가 계속됐다"면서 "공영방송의 주된 내용은 도민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편파방송 우려가 제기되지 않도록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TBS도 당초 목적이 교통방송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조례안 취지가 지켜질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는 차기 대권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해당 방송이 대권 홍보방송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언론노조는 "현재 조례안이 과거 TBS가 서울시 교통본부 산하의 사업소와 같은 한 부처였을 때 적용했던 조례와 유사하다"며 "현 조례로는 도지사가 방송의 편성(제6조), 편성규약(제7조)부터 방송프로그램 심의기구(제12조)와 시청자위원회(제13조)까지 제정하고 임명하는 '도영 방송'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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