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22일 열린 기후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2030년까지 일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보다 46% 줄이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 서명하면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3년 대비 26% 줄인다는 목표를 정했다.
최근 유럽연합(EU)과 영국이 각각 2030년과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에 비해 55%와 78% 줄이기로 목표를 강화한 이후 일본은 지구온난화 대책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스가 총리가 집권한 이후 2050년까지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을 ‘제로’로 줄여 탈석탄 사회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한 중간 목표치를 제시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 삭감 목표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3000조엔(약 3경1035조원)으로 추산되는 세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자금을 일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온실가스를 크게 줄이기 위해선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낮추는 등 전력 생산구조를 바꾸는 게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올여름 개정하는 중기 에너지 기본계획에 수소·암모니아 발전을 실용화해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1%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담을 계획이라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2030년까지 수소발전으로 연간 65억㎾, 암모니아발전으로 82억㎾의 전기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수소발전과 암모니아발전은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치 자체는 높지 않지만 구체적인 목표치를 중기 에너지 계획에 명시함으로써 수소·암모니아 발전을 주력 전력원으로 개발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일본 정부는 2050년까지 수소·암모니아 발전의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내년 3월에는 일본 최초의 수소발전소가 실제로 가동에 들어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민간 전력회사인 이렉스가 2022년 3월 수소발전소를 처음으로 가동한다고 보도했다. 야마나시현 후지요시다시에 건설되는 수소발전소는 일반 가정 100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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