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산 있다" 협박…헤어진 연인 납치한 60대男 '징역 1년'

입력 2021-04-22 18:31   수정 2021-04-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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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을 협박해 납치한 뒤 24시간 동안 강원도와 경기 일대를 돌아다닌 6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박소연 판사)는 특수감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모씨(61)에게 지난 16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다르면 강씨는 피해자 A씨(65·여)와 7년간 연인 관계로 지내다 지난해 3월 헤어졌다. 이후 A씨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자 같은해 9월8일 A씨가 살고 있는 지하주차장에서 A씨를 기다렸다.

무려 6일 간의 잠복 끝에 A씨를 발견한 강씨는 피해자 목 부위에 커터칼을 들고 위협해 차량에 태웠다. 이 과정에서 강씨는 "조용히 하라. 염산도 있고 말을 듣지 않으면 커터칼로 얼굴을 그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A씨를 뒷좌석에 태운 강씨는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를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강씨는 A씨의 도주를 우려해 승용차 안에서 소변을 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경기 구리 인근에서 투숙했고, 다음 날인 9일 오전 A씨는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해 병원에 가야겠다"고 말해 강씨와 함께 서울 성동구의 한 내과의원에 방문했다.

이때 기지를 발휘한 A씨는 강씨 몰래 병원 데스크 직원에게 "살려달라"는 쪽지를 건네 구출됐다. 강씨는 경찰 체포 당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극도의 공포심을 느꼈던 것으로 보이고 스스로 기지를 발휘해 112신고를 요청하지 않았다면 범행은 상당 기간 더 지속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체포 당일 수사를 받으며 자살을 시도하는 등 범행 이후의 정황도 매우 좋지 않아 범행에 내재된 위험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 처벌을 원치 않는 점, 피고인에게 실형 이상의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검찰은 지난 21일 "형량이 너무 낮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고, 강씨는 항소심의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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