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무상증자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씨젠 주가가 한달간 60% 이상 상승했다. 백신접종 이후 힘을 못 쓰던 '코로나 대장주' 씨젠이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3일 씨젠은 9.69% 오른 10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씨젠은 무상증자로 인한 권리락이 발생하면서 기준가 9만8000원(무상증자 전 19만5000원)으로 거래를 재개했다. 씨젠은 지난 8일 주당 1주의 비율로 신주를 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무상증자 결정후 주가는 상승세로 전환해 이달에만 65% 급등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말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실적이 정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최근 인도와 브라질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진단키트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관세청 통관데이터에 따르면 씨젠의 본사가 위치한 송파구의 3월 진단키트 수출액은 전월 대비 34% 늘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상보다 느린 백신 접종과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진단키트 수출 증가세는 2분기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씨젠은 지난 15일 이탈리아 정부와 12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씨젠은 6월까지 공급을 완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진단키트 수출이 늘어나면서 실적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씨젠 영업이익은 20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동기 대비 415% 증가한 수준이다. 실적이 4배 이상 증가한 것은 작년 1분기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주목할 것은 2분기 실적이다. 작년말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으면서 실적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2분기 영업이익은 1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이후 씨젠은 백신 접종률 증가, 코로나19 감소세와 연동되며 조정을 받았다. 코로나19가 종식될 경우 실적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코로나19 이후의 모습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씨젠이 3000억원이 이르는 현금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서다.
선 연구원은 “씨젠은 인수합병(M&A) 전문가, 개발 전문가 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에 다방면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이러한 투자가 가시화된다면 더이상 주가수익비율(PER) 5배짜리 종목으로 머물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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