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에서 자동차가 180도 돌아가고, 게처럼 옆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휴대전화를 운전대에 결합하면 자신만의 설정이 바로 적용되고, 운전자가 졸리면 운전대를 보조석으로 넘겨 운전을 맡길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의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미래전략 및 신기술 발표 콘퍼런스'에서 이러한 기능을 갖춘 '엠비전 POP'을 비롯해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모델들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콘셉트 모델들은 현대모비스가 개발을 완료했거나 개발 중인 기술을 적용했다. 엠비전 POP은 5년 내 제품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030년이 되기 전에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는 엠비전 POP의 핵심을 '포빌리티'라고 밝혔다. 포빌리티는 폰(phone)과 모빌리티(mobility)의 합성어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모빌리티라는 의미다. 스마트폰과 운전대를 합치는 개념을 도입해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신개념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운전대에 장착한 스마트폰은 그 자체가 자동차 콕핏이 된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화면을 그대로 차량 전면 디스플레이에 연동시킬 수 있다. 사용자 인식 및 음성 인식 기능도 쓸 수 있다.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한 '무선 조향'도 가능하다. 차체와 운전대를 무선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기능이 현실화되면 운전대를 필요에 따라 보조석으로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엠비전 POP에는 차량 각 바퀴에 구동, 제동, 조향, 현가 등을 통합한 모듈이 장착됐다. 이 때문에 각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주행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고, 좌우로 이동하거나 제자리에서 유턴을 할 수도 있다. 차축 등 구동력을 전달하는 부품과 구동모터가 필요 없어진다. 차량 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콘셉트 모델인 '엠비전X'도 공개했다. '운전'이라는 개념이 아예 사라지는 시대를 대비한 콘셉트 모델이다. 이 콘셉트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실내 한 가운데 위치한 사각 기둥 모양의 '버티컬 콕핏'이다. 각 면이 28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돼 있어 각 탑승자들이 서로 다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직접 접촉하지 않고 손동작(제스처)으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멀리서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차량을 둘러싸고 있는 유리창은 디스플레이로 변하기도 한다. 자율주행 상황에서 스포츠 경기나 공연, 영화 등을 볼 수 있다. 개인별 맞춤 제어도 가능해 탑승자들이 각각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모빌리티 콘셉트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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