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에 이어 전국 유림 대표조직인 성균관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고 나섰다.
성균관(관장 손진우)은 26일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빠른 사면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서에서 "누구보다도 모범이 돼야 했을 기업인을 지금 시점에서 사면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대통령님과 정부에 큰 고민이 될 것이고, 국정 기조와 일부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함께 잘사는 나라를 위해 도전하겠다'는 최근 대통령님의 메시지를 보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부여해 지금의 여러 어려움을 앞장서서 해결하도록 독려하는 것도 이 부회장이 지난날의 과오를 용서받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의 감정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을지라도 우리 사회와 나라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결단해주시길"이라고 청원했다.
성균관은 "공자께서는 쉰 살이면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다. 이제 이 부회장도 50살이 넘은 나이로, 천명을 알지 못할지라도 후회할 일은 하지 않을 나이"라며 "설령 후회할 일을 할지라도 반드시 국익을 위한 선택을 져버리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 단체는 "하해와 같은 넓은 아량을 베풀어 그에게 선택할 시간을 주시면 바랄 것이 없겠다"며 "이 청원을 늙은이들의 망언이라 치부하지 마시고 깊이 고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12일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도 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 등에 탄원서를 보내 "이 부회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선처를 촉구했다.
주지협은 "이 부회장은 참회를 위한 많은 노력을 했고 판결 선고가 있기 전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며 "삼성이 법과 윤리를 지키지 못한 점, 변화된 사회의식과 소통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반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지난 시간의 잘못이 사과문 발표로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나 법적·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일회성 반성인지 아니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 감시하는 일은 이 부회장과 삼성을 지켜보는 우리들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사람은 누구나 허물 많은 중생이며, 이 부회장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과거의 잘못을 참회하고 자신의 맹세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길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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