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투자자가 늘며 증권사 직원들이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고 있다. 초보 투자자가 많아 문의 전화가 새벽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관련 인력을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 본사뿐 아니다. 지점 프라이빗뱅커(PB)들도 고객의 해외주식 문의가 늘어 밤잠을 설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해외주식 위탁수수료는 총 5466억원으로 전년(1633억원)보다 234.6% 늘었다. 가장 많은 곳은 미래에셋으로 1347억원의 수탁수수료를 거뒀다. 삼성증권은 216.25% 늘어난 116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키움증권은 46억원에서 744억원으로 1년 만에 1490.5% 급증했다. 한국투자·NH·KB·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 등이 치열한 중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증권사 대부분은 주간(통상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미들(오후 3시~밤 12시), 야간(오후 9시~다음날 오전 6시)으로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격주 근무를 하거나 야간 전담 인력을 뽑아 운용한다. 초보 투자자들의 문의 전화가 가장 많다. 통상 미국 장이 열리는 오후 11시부터 밤 12시 사이에 각종 문의가 집중된다.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등 이벤트가 있는 날이면 비상 근무를 가동한다. 이 때문에 미들 시간대 근무자가 야간까지 연장근무를 하는 일이 많다. 퇴근했다가 새벽에 다시 회사로 불려들어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초보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다 보니 응대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며 “최근엔 저녁부터 새벽까지 군인들의 문의 전화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도 관련 인력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근무조건을 맞추면서 해외주식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영어까지 원활히 하는 인력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중에서는 내부에서 인력을 차출해 정규직으로만 팀을 꾸리는 증권사도 있고, 계약직 위주로 인력을 늘리는 곳도 있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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