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박소연 밀리의 서재 도서 콘텐츠 기획자 “독자들이 쉽게 책을 고를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게 제 일이죠”

입력 2021-04-27 10:44   수정 2021-04-27 11:05

[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 밀리의 서재는 다양한 형태의 도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완독지수’, ‘밀리봐봐와 100인의 인생책’ 등은 다른 온라인 서점이나 전자책 플랫폼에 없는 새로운 방식의 도서 큐레이션 콘텐츠다. 밀리의 서재의 투데이앤퓨처팀은 도서 콘텐츠 기획과 운영 전반을 담당하며 앱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박소연 투데이앤퓨처팀 매니저는 “도서 큐레이션을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보여드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독자들의 관심 분야나 라이프스타일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책을 소개하는 방식과 책을 접하게 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책을 쉽게 선택할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한다는 도서 콘텐츠 기획자는 어떻게 일할까. 지난 4월 2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밀리의 서재 본사에서 박소연 매니저를 만났다.


출생연도 : 1989년생
입사일 : 2019년 7월 8일
소속 : 투데이앤퓨처팀

도서 콘텐츠 기획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계속 좋아하는 것과 관련된 일을 해왔다. 먹는 걸 좋아해서 밀리 전에는 식음료(F&B) 관련 플랫폼 회사에 있었다. 그런데 그전에 잠깐 일했던 출판사에 미련이 남더라. 그렇다고 책을 만들고 싶은 건 아니었다. 뭘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전자책 플랫폼인 밀리에서 책 관련 콘텐츠를 기획하면 제가 가진 장점과 경험들을 발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 콘텐츠 기획자는 어떤 업무를 하나.
“디자인, 개발 등 다른 팀과 협업하는 일이 많아서 회의가 잦다. 업무는 보통 주 단위로 돌아가는 편이다. 월요일 회의에서는 차주 이슈를 체크하고 수요일 회의에서는 진행 상황을 확인하며 금요일 회의에서는 최종 점검하는 식이다.”

최근 주력하는 업무는 무엇인가.
“최근에 책을 고르는 새로운 기준인 ‘완독지수’를 회원들에게 소개했다. 완독지수는 독자가 어떤 책을 마지막까지 읽을 확률과 이 책을 완독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를 지표로 보여주는 것이다. 독자들의 독서 실패 경험을 줄일 수 있도록 완독지수를 활용한 다양한 도서 큐레이션에 힘쓰고 있다.”

업무를 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밀리 회원들이다. 단어 하나하나까지 회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고민하면서 고른다. 최근에는 ‘밀리봐봐와 100인의 인생책’이라는 코너를 오픈했다. 밀리 회원들을 만나서 그들의 직업과 일상, 인생책, 추천책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뷰 콘텐츠로 소개한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인생책이 있고 그게 직업과 연결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첫 번째 인터뷰이는 연구간호사였다. 암 치료와 관련 연구에 참여해 줄 환자들을 모집하고 케어하는 일을 하는 분이었다. 그분은 <자신감 수업>을 인생책으로 꼽았다. 얼핏 들으면 직업과 상관없을 것 같지만 연구간호사로 일하면서 자신을 끌어올릴 필요를 많이 느꼈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들을 회원들과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자책 서비스를 하는 곳은 많은데 ‘밀리의 서재’만의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인가.
“10만 권이라는 압도적인 전자책 보유량이다. 밀리에는 매주 새롭게 서비스되는 책들과 독서를 더욱 쉽게 느끼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우리의 타깃은 연령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책을 안 읽거나 책을 읽고 싶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분들이다. 어떻게든 독서의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다양한 독서 큐레이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도서 콘텐츠 기획자에게 필요한 역량을 꼽는다면.
“도서, 콘텐츠, 플랫폼 세 가지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밀리는 모바일 플랫폼이기 때문에 그 문법을 모르면 적응하기 어렵다. 말하는 방식에서부터 무엇을 보여줄지까지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많이 써보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앱이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누가 참여해서 어떤 정보를 주고 있는지 생각하면서 앱을 써보면 제가 말하는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일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매일 다른 거다. 밀리에 매일 들어오는 회원들을 생각하면서 그분들이 매일 다른 책을 발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콘텐츠를 기획한다. 챙겨야 할 게 많지만 인풋과 아웃풋이 동시에 있는 느낌이 좋다. 예를 들어 매일 최신 이슈와 함께 관련 책을 추천하는 콘텐츠 ‘오늘의 토픽’을 제작하려면 요즘 뭐가 화제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책을 모르고 책을 추천할 수 없으니 억지로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을 읽기도 한다. 인풋과 아웃풋이 공존하는 일이라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

회원들에게 책을 추천하는 기준도 궁금하다.
“회원들이 한 가지 카테고리의 책만 읽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분야의 책을 추천할 필요가 있다. 회원들의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책을 추천하기도 하고, 어떤 이슈와 맞물려 인사이트를 전달할 수 있는 책은 뭐가 있을지 고민하기도 하면서 책을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입사 후 회사에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적·외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뿌듯하다. 개인적으로도 업무 영역이 넓어지는 등 스스로 발전하고 있음을 느낀다. 회사에서도 그렇게 느낄 수 있게 많이 지원해 준다.”

도서 콘텐츠 기획자로써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이 콘텐츠 때문에 밀리 구독 안 끊어요’라는 회원 리뷰를 받아보고 싶다. 또 개인적으로 회원들을 연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 책은 정말 좋은 내용을 담은 콘텐츠이자 사람들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연결의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회원들이 책을 많이 보도록 하고 있지만 나아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뭔가가 나왔으면 좋겠다.”

zinysoul@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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