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로봇청소기는 ‘로봇’보다 ‘청소기’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전선에 칭칭 감기거나 반려견 배설물을 그대로 밟고 지나가는 등 작동에 한계가 있었다. 삼성전자가 이런 문제를 해결한 신제품 ‘비스포크 제트봇 AI’(사진)를 27일 출시했다.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기술로 주행·사물 인식 기능을 크게 강화한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논현동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체험행사를 열고 신제품의 기능을 시연했다. 한 직원이 “하이 빅스비, TV 주변 청소해줘”라고 말하자 비스포크 제트봇이 청소 스테이션에서 빠져나와 TV 근처로 향했다. 양말과 전선을 피해 우회했다. 이어 TV 주변을 청소한 뒤 다시 스테이션으로 돌아갔다.
바닥 위에 있는 물질을 빨아들이는 로봇 청소기는 보통 높이가 낮은 사물체를 장애물로 인식하지 못한다. 인텔의 NPU(신경망처리장치)가 들어간 제트봇은 100만 장 이상의 사물 이미지를 사전 학습했다. 또 3차원(3D) 센서를 적용해 1㎤ 이상의 모든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다. 양혜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로봇 청소기보다는 청소 로봇에 가깝다”고 소개했다.
이 제품은 패턴빔을 쏜 뒤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공간을 인식한다. 집안에 방이 몇 개인지, 가전제품과 가구는 몇 개인지 스스로 탐지한다. 공간 사이를 이동할 때는 ‘지름길’을 알아서 찾아간다. 자율주행 자동차에 활용되는 라이다(LiDAR) 센서를 기반으로 최적 경로를 찾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가전업계 최초로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AI+’ 인증을 받았다.
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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