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사를 원점으로 되돌릴 경우 400억원이란 예산을 허공에 날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 시장은 27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유턴’하지 않고 공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깊은 검토와 토론 끝에 광화문 광장 조성 공사를 진행하되, 현재 안을 보완·발전시켜 완성도를 높이기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광화문 광장은 오 시장의 이전 재직 시절인 2009년 1월 준공됐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이 놓인 중앙광장 옆으로 차도가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광장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 쪽 서측 도로를 덮어 공원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광화문 광장을 재구조화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지난해 11월 착공했다.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커 오 시장이 취임하면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오 시장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광장을 원상복구하는 방안, 전면 재검토하는 방안, 보완·발전시키는 방안 등 다양한 안을 검토한 결과 행정의 연속성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돌이키기엔 이미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고, 400억원이란 세금을 허공에 날릴 수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는 지금까지 34% 진행된 상황이다.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은 250억원이다. 이를 뒤엎고 원상복구할 경우 복구비용까지 최소 400억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는 대신 광화문 광장의 역사성과 완성도를 높이는 보완작업을 하기로 했다.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경복궁 앞 월대를 복원하고, 육조 거리 흔적을 되살리는 방식으로 문화재를 보전하고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 물길, 분수 등 광화문 광장의 주요 공간도 살리기로 했다.
오 시장은 “광화문 광장 조성사업은 오랜 기간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며 “시장이 바뀔 때마다 광화문 광장이 공사장이 되는 비합리적이고 소모적인 역사가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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