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손실보상 논의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간 파열음이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방역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의 손실을 소급해 보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소급적용의 문제점을 들이대며 정면 반박했다. 민주당 당권주자들도 모두 손실보상을 소급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새 여당 지도부가 들어선 뒤 당·정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재선의원 출신인 권 장관이 손실보상을 주장하고 있는 정치권과 정면으로 각을 세운 것이다. 그는 “정부는 재난지원금으로만 13조원 정도를 지출했다. 지나간 것에 대한 피해를 지원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그것도 따지면 소급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9일 국회에서 “정부는 소급 적용에 쉽게 의견을 같이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들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재정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주먹구구식 예산편성을 하면서 돈이 없다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당론으로 정했다.
현재 25건가량의 손실보상 관련 법안이 올라 있는 산자위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물밑에서 정부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의견이 모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산자위 여당 간사인 송갑석 의원은 “여야 할 것 없이 소급적용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가 물러서지 않고 있다”고 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소상공인들과 만나 “정부도 설득하고 야당도 설득하는 양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실보상 논의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향후 당·정·청 관계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권 말기 누가 정책 주도권을 잡느냐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시험대가 될 것이란 얘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손실보상 논의는 한시가 급한 안건이라는 것엔 당과 정부가 모두 동의하고 있다”며 “결국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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