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불리던 자율주행차 업계가 뒤숭숭하다. 세계 최고 기술을 갖춘 글로벌 기업 책임자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하는가 하면 국내 유망 스타트업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업계에선 “기술 진화 속도보다 비즈니스가 과속할 때 벌어지는 불일치 현상”이란 지적이 나온다.
27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율주행 전문 기업 포티투닷의 사업회사 퍼플엠의 서영우 대표와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초기 멤버 상당수가 최근 회사를 이탈했다. 지난해 7월 출범 당시 20명이 넘던 직원 수는 1년도 안 돼 절반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잔류 인원들은 사무실을 비우고 포티투닷으로 자리를 옮겼다. 포티투닷은 인공지능(AI) 개발자가 70%를 차지하며, 이동 수단 플랫폼 유모스 등을 개발하는 기술 전문 회사다. 퍼플엠은 이런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기아와 포티투닷이 설립한 조인트벤처(JV)다. 포티투닷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분 약 26%를 보유한 곳으로, 국내외에서 ‘한국의 자율주행업계 대표주자’로 꼽힌다.
경고음은 해외에서도 커지고 있다. 세계 자율주행차 기술의 ‘쌍두마차’로 꼽히는 테슬라와 구글 등 글로벌 선두주자들이 나란히 악재를 겪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17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오토파일럿(자동조종)’ 관련 사고로 구설에 휘말렸다.
구글의 자율주행 전문 업체 웨이모는 실적 압박을 이기지 못한 존 크라프칙 CEO가 이달 초 사퇴했다. 글로벌 업체들의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기는 애초 기대했던 2021년이나 2022년이 아니라 2025년 이후로 대부분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은/차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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