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주가가 상승세에 올라탔다. 4월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현대건설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내면서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수조원대의 해외 수주 사업들이 향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올해 현대건설은 4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이후 서울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오 시장은 지난 21일 열린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재건축 규제 완화 필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안전진단을 강화했는데, 이게 사실은 원천 재건축 봉쇄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며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임하시기 전이므로 국토부가 안전진단 문제를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지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돈 점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 1분기 현대건설 매출은 4조1496억원, 영업이익은 20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21.5% 증가했다. 해외 매출이 같은 기간 13.2% 감소했지만 국내 매출이 12.4% 오르면서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 국내 주택 수주가 1분기 만에 연간목표의 55%에 달하는 4조5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증명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수주된 물량과 2분기 계획 물량을 고려하면 상반기 주택 수주 달성률은 상반기에 연간목표의 70%를 넘어설 것"이라며 "양호한 수주 성과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실적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사우디 마르잔 가스공사(약 3조2000억원 규모)를 시작으로 올해 3월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2조원), 파나마 메트로(1조7000억원),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빌딩(1조3000억원) 등 현장 착공에 돌입한 상태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해외 부문의 수주 성과가 매출로 이어져 실적으로 본격화되는 시점"이라면서 "초대형 프로젝트들의 기성이 2분기부터 시작되면서 올해가 4년간의 정체 국면에서 벗어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현대건설 목표주가를 6만원대로 올려잡고 있다. DB금융투자, BN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6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6만5000원으로 올려잡았다.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도 6만원~6만1500원선으로 목표주가를 올렸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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