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대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찍힌 '배신'의 낙인을 씻어내기 위해 대구·경북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감지됐다.
유 전 의원은 오는 30일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방문, 대구시당에서 대구·경북(TK)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박근혜의 정치적 고향 찾는 유승민
유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4·7 보궐 선거 이후 신임 원내대표 선출 및 전당대회 개최 문제를 비롯해 당 안팎의 상황 등에 대한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유 전 의원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만큼 이번 간담회에서는 향후 대선 행보와 관련한 구체적 계획 등과 관련한 문답도 오갈 전망이다.
특히 대구는 여전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민심이 남아 있는 곳이다. 유 전 의원은 과거 새누리당 시절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발언을 해 박 전 대통령에게 미움을 산 바 있다.
이후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찬성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한 것을 두고 영남 민심 일부가 유 전 의원에 반감이 있는 상황이다.
"예선 뚫기 위해 대구·경북에 공 들이기 시작"
이른바 'TK에서 배신의 정치'의 상징처럼 돼 있는 유 전 의원은 본격 대선 행보에 발 맞춰 대구행을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유 전 의원은 지난 8일 당 전·현직 의원 모임인 마포포럼 강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징역 24년 형을 받고 살고 있다"며 "구속 기소와 구형, 법원의 형량이 너무 과했다"고 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유 전 의원의 발언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견제하는 동시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심을 가진 영남 민심을 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국정농단 사태 당시 특검에 합류하며 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장본인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대구와 경북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유 전 의원 입장에서 예선도 뚫지 못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선 스텝을 밟으며 대구를 찾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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