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에서 그는 진영 논리에 빠진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는 2018년 스스로 대학 강단을 떠나 사단법인 ‘새말새몸짓’을 설립하고 대중 강연과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민족과 국가 개념이 뒤섞인 채로 혼란에 빠진 나라다. 외세에 시달리며 강대국의 간섭을 받은 지난 역사에서 비롯했다. 두 진영은 각자 프레임 씌우기로 상대방을 헐뜯기 바쁘다. 이들의 과거에 갇힌 사유와 종속적인 사고방식은 더 큰 도약을 막고 있다.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맞아 대응하느라 분주한데, 대한민국은 진영 논리에 빠져 선도적인 위치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지금 답답한 처지에 놓여 있으며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 있다”며 “도약해야 할 때 하지 못하면 지금의 수준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급격히 하강하게 된다”고 우려한다.
대한민국은 광복 후 건국, 산업화, 민주화의 단계를 거쳐왔다. 그는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의 성공 신화는 후진국과 중진국 정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이제 한 단계 더 높고 새로운 신화를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길은 민주화에서 나아간 선진화다. 선진화는 전술적 차원에서 전략적 차원으로, 따라하기에서 선도력 추구로, 자리 경쟁에서 가치 경쟁으로, 사회과학적 시선에서 인문적 시선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종속적 단계에서 능동적 단계로, 대답하기에서 질문하기로, 취업 기풍에서 창업 기풍으로 사회 전체를 혁신하는 일이다. 좌우만 따지면 높이를 갖지 못하고, 높낮이만 따지면 넓이를 확보하지 못한다. 혁명, 진보, 개혁 등은 같은 높이에서 처지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고도를 높이는 일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처지와 입장만 바꾸는 것은 ‘개량’일 뿐인 만큼 이제는 높낮이를 살펴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그는 강조한다. “우리에겐 선진화 단계로의 상승만이 남았고, 그것이야말로 현재를 사는 우리가 감당해야 할 시대 의식이다. 물질을 넘어 문화적이고 과학적이며 철학적인 높이로 상승해야만 대한민국은 생존할 수 있다.”
김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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