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중요성은 지금보다 더욱 커지게 됐다. 교육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대입 공정성 강화 차원에서 주요 대학 정시 비율을 40%로 높이도록 유도한 데 따른 것이다.
수시모집은 학생부 위주로, 정시모집은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된다. 수시 전형은 학생부(교과·종합), 논술, 실기·실적 등으로 구분해 선발하는데 학생부 전형이 전체 모집정원의 87%가량을 차지한다. 정시 전형은 수능, 실기·실적, 학생부(교과·종합) 등으로 나뉜다. 전체 모집인원의 90% 이상을 수능 성적으로 선발한다.
2023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주목할 점은 전국 평균 20%대인 정시 비중이 서울 소재 주요 16개 대학으로 초점을 맞출 경우 40.6%(2만1011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2022학년도 대비 2.8%포인트(1715명) 늘어나는 수치다.
서울대는 전체 모집인원(3472명)의 40.1%인 1395명을 정시 수능 위주 전형으로 선발한다.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한 366명이다. 16개 대학 중 정시모집 인원을 가장 많이 늘린 대학은 중앙대(490명), 정시 비중이 가장 높은 대학은 서울시립대(45.9%)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정시모집 인원이 825명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비수도권은 수시모집 인원이 8669명 불어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1학년도 정시모집 이후 이뤄진 추가 모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비수도권 대학들이 수시모집을 통해 학생을 선점하려는 의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요 대학의 정시 비율 확대는 2019년 정국을 강타한 이른바 ‘조국 사태’의 후폭풍이다. 당시 입시 공정성 강화를 위해 대입에서 정시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이에 교육부는 같은 해 11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 소재 16개 대학을 대상으로 “정시 비율을 40%까지 높이라”고 압박했다. “40%까지 정시 비율을 늘리지 않으면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제외하겠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었다.
수능위주전형은 전체의 20.0%인 6만9911명을 뽑는다. 전국적으로는 전년보다 6067명 감소한다. 수도권에서는 1361명 증가하지만 비수도권에서 7428명 줄어 전체 인원이 감소할 전망이다. 논술위주전형은 1만1016명(3.2%)을 선발해 지난해(1만1069명)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논술은 수도권 대학에서 9133명, 비수도권에서 1883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수능 선택과목은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3개 과목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 대학이 175곳으로 가장 많다. 이과생이 많이 선택하는 미적분과 기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대학은 58곳이다.
2023학년도 고교 3학년 수험생(현 고2)은 총 44만7233명으로 추산된다. 2022학년도 45만2137명 대비 4904명 줄어든다. 반면 전체 모집인원은 전년도 34만6553명에서 2023학년도 34만9124명으로 2571명 증가할 전망이다. 학령인구는 감소하는데 모집인원은 되레 늘어 비수도권 대학의 학생 미달 사태가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방대의 수시 증가로 수시 미충원이 발생하고, 이는 다시 정시 선발 규모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학령인구 감소로 정시마저 충원에 실패해 결과적으로 지방대 학생 모집이 난관에 봉착하는 구조가 고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교협은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주요 사항 책자를 제작해 고등학교, 시·도교육청 및 관계 기관에 배포한다. 대입정보포털 홈페이지에는 7월에 게재할 예정이다.
김남영/최만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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