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울퉁불퉁해도 속은 한없이 부드러운…아! 보카도 연둣빛 버터에 빠지다

입력 2021-04-29 17:30   수정 2021-05-07 17:15


아보카도는 요즘 가장 트렌디한 과일이다. 소셜미디어에서 ‘뜨는 맛집’이라면 아보카도를 주재료로 한 요리 하나쯤 반드시 갖추고 있다. 아보카도를 이용한 요리는 이국적인 맛이 특징이다. 다른 과일에서 느끼기 어려운 고소함이 다른 재료와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낸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아보카도 수입량은 1만3282t에 달한다. 2010년(457t)과 비교해 10년 만에 수입량이 29배로 급증했다. 이름조차 생경했던 아보카도에 온 국민 푹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기네스북에 오른 과일
아보카도는 건강한 열매다. 섬유질과 지방산이 많고,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도 풍부하다. ‘세상에서 가장 영양가 높은 과일’로 기네스북에 올랐을 정도다. 세계 10대 슈퍼푸드로도 꼽힌다. 아보카도를 꾸준히 섭취하면 고혈압과 당뇨병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까지 있다.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의 유행도 아보카도 인기에 힘을 보탰다. ‘숲 속의 버터’로 불리는 아보카도는 지방 함유량이 18% 수준으로 다른 과일에 비해 월등히 높다.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딱 맞는다. 아보카도에 함유된 지방의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산이란 것도 장점이다. ‘착한 지방’으로 알려진 불포화지방산은 혈관을 청소하고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배출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후숙은 필수
몸에 좋은 아보카도를 맛있게 먹으려면 숙성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표적 후숙 과일인 아보카도는 구매 후 최소 1주일간 숙성해야 깊은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라임처럼 밝은 연두색이던 아보카도는 후숙을 거치면서 겉면이 짙은 색으로 변한다. 진한 녹색을 띠거나 이 단계를 지나 갈색으로 넘어가는 때가 숙성이 완전히 이뤄진 시점이다.

후숙할 땐 통풍에 유의해야 한다. 신문지나 노란 종이에 싸서 그늘에서 보관하면 자연스럽게 숙성된다. 비닐이나 지퍼백에 넣으면 통풍이 안 돼 아보카도가 상하기 쉽다. 살짝 힘을 줘 눌렀을 때 과육이 약간 뭉그러지는 느낌이 들면 숙성이 잘됐다는 신호다.

아보카도는 가운데 동그랗고 단단한 씨앗이 박혀 있어 손질이 쉽지 않다. 칼을 넣고 씨앗을 중심으로 회전하듯 칼집을 내는 게 손질의 첫 단계다. 칼집을 낸 아보카도를 양손으로 잡고 반대 방향으로 비틀면 손쉽게 반으로 갈라진다. 씨앗은 칼끝을 꽂아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면 깔끔하게 빠진다.
간편한 냉동 아보카도도 인기
번거로운 숙성 과정이 귀찮거나 아보카도를 오래 보관하고 싶다면 냉동 아보카도를 구매하는 편이 낫다. 잘 익은 아보카도의 씨와 껍질을 제거한 뒤 한입 크기로 잘라 급랭한 제품을 마트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아보카도를 곱게 으깬 퓌레 형태도 인기가 많다. 버터처럼 빵에 발라 먹거나 이유식을 만들 때 사용한다. 아보카도를 냉압착해 만든 오일도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요리 필수 아이템으로 꼽힌다. 주로 샐러드에 뿌리거나 빵에 찍어 먹는다.

과카몰리는 아보카도를 이용한 대표 요리다. 양파와 토마토, 고추 등을 잘게 썰어 으깬 아보카도에 넣고 잘 섞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토르티야나 나초에 과카몰리를 얹어 먹으면 멕시코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아보카도를 얇게 썰어 샌드위치에 넣는 것도 좋다.

아보카도를 참치회처럼 즐기는 방법도 있다. 아보카도를 회처럼 썰어 고추냉이를 올린 뒤 간장에 찍어 먹으면 참치 뱃살과 비슷한 맛이 난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유명해진 이 레시피는 아보카도가 지겨워질 때쯤 재미로 따라해볼 만하다.

박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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