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국내 대표 가전기업의 저력을 보여줬다. 가전사업(H&A사업본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최대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 실적까지 대폭 개선되면서 올해부터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추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생활가전 이익만 1조 육박
LG전자는 올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18조8095억원, 영업이익 1조5166억원을 올렸다고 29일 확정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7.7%, 영업이익은 39.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1%였다.생활가전을 맡은 H&A사업본부는 매출 6조7081억원, 영업이익 919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3분의 1과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했다. 의류관리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신가전과 LG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라인 판매가 늘었다. 렌털 서비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0% 뛰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H&A사업본부 매출이 23.8%, 영업이익이 22.1% 증가한 배경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VS사업본부의 고속 성장세다. 1분기 실적(매출 1조8935억원, 영업손실 7억원)은 다른 사업본부에 비해 높지 않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43.5%로 모든 사업부 중 가장 가팔랐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완성차 시장 납품이 늘어난 데다 전기차 파워트레인과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신규 프로젝트가 이어진 영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 7월 마그나와의 합작법인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가칭)이 출범하면 관련 수주가 2024년부터 매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TV 사업을 맡은 HE사업본부(매출 4조82억원, 영업이익 4038억원)도 힘을 보탰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대비 34.9%와 23.9% 증가하는 등 선전했다. 특히 1분기 올레드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많았다.
지난 5일 사업 중단을 공식화한 LG전자 모바일(MC) 부문은 1분기 매출 9987억원, 영업손실 2801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2분기부터 24분기 연속 적자다. LG전자는 오는 7월 말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다.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 증가 요인이 될 전망이다.
LG이노텍도 효자 노릇
LG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자회사인 LG이노텍 실적이 연결 기준으로 함께 잡힌 영향도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4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3% 뛰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3조803억원)도 55.6% 증가했다. 스마트폰 카메라(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이 69% 늘어나는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증가한 덕이다.LG전자는 올해 주요 국가가 경기 부양책을 펴는 데다 지난해 시작된 비대면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어 2분기 이후에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레드 TV 라인업을 42인치까지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출하량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전장 사업이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영향권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원가를 절감하고, 공급망을 정비해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고 있다. TV와 생활가전 사업이 꾸준한 데다 MC 부문 적자 부담까지 덜어 5조원대 영업이익 달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이수빈/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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