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글로벌 기업공개(IPO) 규모가 20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쿠팡은 미국 내 1분기 최대 규모 IPO로 집계됐다.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1분기 IPO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30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총 430건의 기업 공개가 진행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난 규모다. 조달 금액은 1056억달러(약 11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71% 급증했다. 1분기 기준 지난 20년 중 최대 활황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기업들이 200건의 IPO를 통해 343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건 수로 보면 전 세계 IPO의 절반(47%)에 가깝다. 지난달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올해 1분기 아시아·태평양 지역 IPO조달 금액 기준 5위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가치 고평가 추세를 겨냥한 기업들의 행렬로 총 99건의 IPO가 성사되면서 411억 달러가 모집됐다. 조달 금액 기준 1분기 미국 시장의 최대 규모 IPO는 46억 달러를 조달한 쿠팡이 차지했다.
산업별로 보면 기술 기업들이 올 1분기 공모 건수(111건)와 금액(461억 달러)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 헬스케어가 각각 78건, 140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이광열 EY한영 감사본부장은 "통상적으로 1분기는 '쉬어 가는 분기'라 IPO가 활발하지 않았던 편"이라며 "풍부한 유동성과 코로나19가 불러온 산업·경제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층을 비롯한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개인 투자자용 플랫폼이 보편화돼 투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EY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통한 IPO 숫자도 별도로 집계한 결과 기존 IPO 시장 열기 못지않게 스팩 IPO 또한 연일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올 1분기 미국 시장에서 기존 방식 IPO 건수가 급증했지만 스팩을 통한 IPO의 건수는 이보다 세 배 많았다. 올 1분기 중 미국 시장에서는 총 300차례의 스팩 IPO가 진행되면서 934억 달러가 조달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기간 합산 규모를 상회하는 수치다.
폴 고 EY 글로벌 IPO 리더는 "코로나19의 재확산, 까다로워진 규제 절차, 은행권의 대출 축소로 인한 자본시장 불안 등 IPO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성 요소가 많이 남아있다"며 "기업들은 기회가 있을 때 증시 상장 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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