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사면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공개적으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송영길 체제' 출범 전부터 갈등을 이어오던 '친문'-'비문' 간의 '문자 폭탄' 논란이 아닌 새로운 갈등 국면이 나타난 것이다.
이른바 여당 내 '경제통'으로 불리는 이들이 이 부회장 사면론에 군불을 때고 있는 가운데 개혁적 성향이 강한 여당 내 법조계 출신 인사들은 의견을 달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사실상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가 매우 불안하고 반도체 위기를 온 국민이 극복하기 위해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필요성 국민들도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가 좀 적극적인 고민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민주당 반도체기술특위 위원장이기도 한 삼성전자 출신의 양 의원은 지난달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반도체 전쟁터에 나간 우리 대표 기업은 진두지휘할 리더 없이 싸우고 있다"며 국민적 동의를 전제로 한 이 부회장의 조건부 사면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양 의원이 '조건부 사면론'을 꺼낸 것과 달리 이원욱 의원은 "강력하게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펼치며 한발 더 나아간 상황. 이에 여당 내 법조계 출신 인사들의 반발이 감지됐다.
당내 중진 이원욱 의원을 상대로 초선인 이탄희 의원이 정면으로 반대 의견을 표출한 것. 그는 "(이 부회장 사면에) 반대한다. 이유는 딱 하나다"라며 ''법 앞에 평등'. 실제로 경제에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적었다.
이 같은 민주당 내부의 갈등을 두고 이제 시선은 송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대선 국면을 맞이한 만큼 이 부회장 사면을 둘러싼 대선 후보군들의 발언도 쏟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송 대표가 어떠한 리더십을 보일지 주목을 받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송 대표가 '경제통'들과 법조계 출신 인사들 간의 이견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라며 "결정이 난다면, 특히 사면으로 방향이 정해지면 송 대표가 총대까지 메며 청와대에 의사를 전해야 하기 때문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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