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해 7% 성장"…Fed, 테이퍼링 앞당기나

입력 2021-05-04 17:10   수정 2021-05-0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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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의 핵심 인사들이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관측을 쏟아내고 있다. 광범위한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시의적절한 부양책 덕분에 올해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통화당국의 경기 진단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면서 긴축 전환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3일(현지시간) 전국지역재투자연합(NOC) 행사에서 “경제 전망이 확실히 밝아졌다”며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저소득층의 소득 회복이 유독 뒤처지고 있는 건 문제”라며 “일자리 양극화를 극복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과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에 이어 Fed 내 서열 3위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이날 화상으로 열린 ‘주택·금융업계 여성들(WHF)’ 연례 총회에 참석해 “완화적인 금융 환경과 강력한 재정 지원, 백신 공급 등으로 올해 성장률이 1980년대 초 이후 보지 못한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7%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Fed 산하 12개 연방은행 중 유일하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당연직으로 참석하는 인사다. 그가 전망한 7% 성장률은 지난 3월 FOMC에서 위원들 만장일치로 제시된 6.5%보다 높은 수치다. 당시 Fed는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3개월 전 내놓은 올해의 성장 전망치(4.2%)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팬데믹(대유행)이란 특수 상황 때문에 물가가 뛰고 있다”며 “Fed 목표인 2%를 지속적으로 넘다가 단기 불균형이 막을 내리는 내년께 2.0% 정도로 수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4~5월의) 물가 급등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파월 의장 발언과 차이가 나는 견해다.

Fed 내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연방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강연에서 훨씬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카플란 총재는 “통화 과잉과 함께 시장의 불균형을 목격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의 주가와 집값을 감안할 때 가급적 빨리 채권 매입 축소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개선 속도를 볼 때 Fed의 ‘상당한 추가 진전’이란 전제 조건에 곧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Fed는 경제활동에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어야 긴축 전환의 신호탄 격인 테이퍼링을 개시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테이퍼링은 매달 1200억달러 정도인 미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규모를 줄여나가는 조치다. Fed가 작년 6월부터 인위적으로 공급해온 시장 유동성이 감소할 수 있다.

Fed가 주시하는 경제지표는 두 가지다. 고용과 물가다. 최대 고용(실업률 4.0% 이하)과 함께 2%를 완만하게 초과하는 물가상승률을 달성해야 긴축 전환이 가능하다는 게 Fed 입장이다.

일각에선 Fed가 다음달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호전 속도가 빠른 데다 Fed 내에서도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투자회사인 제프리스는 “파월 의장이 시장과 충분히 소통한 뒤 긴축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데다 실업률 역시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6월 회의 때 테이퍼링을 언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보다 늦은 8월에 테이퍼링을 논의하고 연말에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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