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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 20㎏ 도매가격이 최근 1만5000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5월에는 9000원이었다. 1년 새 66% 급등했다. 김장철이 아닌 시기에 소금 가격이 치솟은 것은 이례적이다. 천일염 가격 급등으로 당장 김치제조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김치 가격이 오른다는 얘기다. 농산물 가격 동향을 알려주는 ‘팜에어·한경 한국농산물가격지수(KAPI: Korea Agricultural product Price Index)는 최근 4년 중 5월 평균 최고치를 기록했다.
쌀, 김치, 계란, 삼겹살 등 ‘밥상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작황 부진, 동물 감염병, 국제 원자재가격 인상 등 3대 악재가 겹치면서 생활 필수재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원유와 철광석 등 원자재는 물론 플라스틱 주원료인 에틸렌 등 중간재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본격적인 물가 상승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확장 재정이 ‘인플레이션 유탄’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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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가격 급등에 중소 김치제조업체들은 울상이다. 소금이 김치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김치제조업체 사장은 “소금 가격이 그야말로 금값이 됐다”며 “소금 공급 절벽이 계속해서 이어지면 김치 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쌀 가격도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까지 쌀 20㎏ 평균 소매가격은 6만69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평균(5만3638원)에 비해 12.0% 올랐다. 도매가격도 같은 기간 4만9872원에서 5만7699원으로 15.7% 상승했다. 달걀 가격도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평년 5000원 내외였던 달걀 한 판의 소비자가격은 아직 75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육류인 삼겹살은 ‘금겹살’이 되고 있다. 이달 100g당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2405원. 전년 평균(2122원)보다 13.3% 올랐다.
서울시 수도요금까지 덩달아 오른다. 서울시는 오는 7월부터 9년 만에 수도요금을 인상한다. 현재 t당 565원이던 판매단가는 올해 590원, 2022년 688원, 2023년 786원으로 인상된다. 3년간 39.1% 오르는 것이다. 농산물 가격 동향 종합지표인 KAPI는 지난 3일 116.9를 기록했다. 최근 4년간 5월 평균 수치 중 최고치다.
라면까지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표 서민 음식인 라면은 식품업체들도 ‘민심의 역린’을 건드릴 수 있어 가격 조정에 신중한 식품이다. 하지만 밀 가격 고공행진이 지속되자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눈치싸움을 하던 가격 인상을 미뤄온 식품업체들은 한계치에 도달했다며 인상불가피론을 강조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이미 원가 부담이 적정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원가 상승 부담을 견디지 못한 업체가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 도미노처럼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관/노유정/안대규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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