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게 K방역인가"…코로나 의료진 임금 '또' 체불한 정부

입력 2021-05-05 09:00   수정 2021-05-05 13:48


코로나19 파견 의료진에 대한 임금 체불 사태가 또다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불액만 18억원에 달한다. 지난 2월 185억원에 달하는 임금체불 사태 이후 2번째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당시 정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중앙사고수습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파견 의료진에 대한 3월 인건비 약 18억원이 5월이 지난 현재까지 지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내 지급되야할 인건비가 한 달 넘게 지불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임금을 받지 못한 파견 의료진은 총 295명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에서 288명 파견 의료진에 대한 임금 15억7600만원이 체불됐다. 충청북도 파견 의료진 6명에 대한 임금 2억 2200만원, 경상북도 파견 의료진 1명에 대한 임금 600만원도 지급되지 않고 있었다.

임금체불사태는 이미 지난 2월 한차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파견 의료진 1431명에 대한 185억원에 달하는 임금을 체불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며 비판받자, 정부는 "신속히 지급하겠다"며 예비비 편성의 뜻을 밝혔다. 이후 499억원의 추가 예산을 편성해 임금을 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고작 한달이 지난 3월부터 또다시 임금은 체불되기 시작했다.

중수본은 행정인력의 부족과 업무과부하 등으로 인해 관련 업무를 처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지난 2월에는 "예상외로 환자가 폭증하면서 인력 파견 규모도 급증해 관련 예산을 다써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당시 야당 등을 중심으로 "'의료진 덕분'이라고 치켜세우던 정부의 말과는 달리 기본적인 보상에 대한 준비나 체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전문가들이 코로나 재유행을 예견했음에도 제대로된 준비가 없었다는 지적 역시 제기됐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이 나온 이후에도 여전히 코로나19 파견 의료진에 대한 보상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준비부족과 소극적 대처로 현장 의료진의 불만은 나날히 악화되고 있다.

조명희 의원은 "지난 2월 한차례 임금체불 사태가 발생했고, 이후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비판 받는 순간에만 일단 넘어가고 보자는 태도로 '눈가리고 아웅'식 행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의 행정상 문제로 체불임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면, 현장 의료진과 지자체 등과의 협의를 통해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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