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가 앞에 있는데도 공을 쳐 실명 위기에 처하게 한 50대가 검찰에 송치됐다.
5일 경남 의령경찰서는 중과실 치상 혐의로 50대 A 씨를 불구속 송치했다.
경남 의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월 14일 A 씨 일행이 캐디 B 씨(30)의 도움을 받아 골프를 치다 8번 홀에서 사고가 났다. A 씨가 친 공이 해저드(골프장 내 움푹 파인 웅덩이나 연못)에 빠지자 B 씨는 앞으로 이동했다.
그 사이 A 씨가 또 다른 공을 꺼내 치면서 공이 B 씨의 안면을 강타해 코뼈가 부러지는 등 사고가 났다.
B 씨 측은 "A씨의 공이 해저드에 빠진 뒤 '고객님, 해저드에요. 가서 칠게요'라고 말을 한 뒤 앞으로 이동했는데 A 씨가 아무런 경고 없이 그 자리에서 다른 골프공을 꺼내 풀스윙해 그 공이 코와 눈 등에 맞았다"며 "이런 과실로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B 씨에 주장에 따르면 당시 코뼈가 부러지는 피해뿐 아니라 눈 쪽에 공이 같이 맞으면서 한 때 실명 위기를 겪었다.
이어 B 씨는 "A씨가 친공을 맞고 피범벅이 되어 119에 실려 가는 것을 보고도 (A 씨가) 그 즉시 병원으로 동행하지도, 심지어 피해자의 연락처도 물어보지 않은 채 골프장에 캐디 교체를 요구하여 결국 18홀을 다 돌았다"며 "골프를 마친 뒤에도 병원에 찾아와 보거나 연락 한 통 없이 그대로 귀가해 버렸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와 관련해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골프 초보인데, 당시 B 씨가 앞으로 이동하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주변에서 그냥 하나 더 치라고 해 공을 치게 됐는데 공이 잘못 맞아 휘면서 캐디 쪽으로 향했다"고 해명했다. 나아가 A 씨는 "사고 이후 골프장 측에서 (B씨 상황을 알려줄 테니) 일단 경기는 계속 진행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해 18홀을 다 돌은 것인데 그때도 마음이 편치 않았고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과실치상 혐의로 A 씨를 입건했으나, 바로 앞에 캐디를 놓고 골프공을 친 점에 심각성이 있다는 판단 하에 중과실 치상으로 혐의를 변경했다.
현재 B 씨는 통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흉터 제거 수술을 고려하고 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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