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STX엔진과 오리엔탈정공 등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최대주주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보유 지분 가치가 2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부실채권(NPL) 투자와 기업구조조정을 전문으로 하는 연합자산관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선박 디젤 엔진과 군용 특수 엔진을 만드는 STX엔진 주가는 5일 1만5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작년 말 대비 주가 상승률은 109.5%에 이른다. 선박용 크레인 등 조선 기자재를 만드는 오리엔탈정공도 올해 141.9% 상승했다. 조선 업황이 살아나자 한때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던 이들의 주가도 가파르게 반등한 것이다.
‘대박’을 터뜨린 건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이들 기업을 인수한 연합자산관리다. 연합자산관리는 STX엔진과 오리엔탈정공 지분을 각각 84.4%와 44.5% 보유한 최대주주다. 전환주를 포함해 지난해 말 1752억원이던 STX 지분 가치는 현재 3671억원이다. 1919억원 늘었다. 오리엔탈정공 지분 가치도 499억원에서 1206억원으로 708억원 증가했다. 두 기업의 지분 가치 증가액은 총 2626억원이다.
연합자산관리는 2018년 6월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STX엔진 보통주와 전환사채를 1852억원에 매입했다. 이때를 기준으로 한 투자 수익률은 현재 98.2%다. 오리엔탈정공은 2017년 9월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200억원에 지분을 인수했다. 투자 수익률은 현재 501.0%다.
연합자산관리의 올해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연합자산관리의 영업수익은 크게 △이자 수익 △보유 증권 평가 이익 △수수료 수익 △배당금 수익으로 구성되는데, 증권 평가 손익의 변동성이 가장 크다.
연합자산관리는 지난해 793억원으로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442억원)보다 79.4% 증가했다. 순이익은 563억원으로 91.5% 증가했다. 부실채권 투자로 얻은 이자 순익이 늘고, 2014년 투자한 제지업체 세하를 매각하며 투자금을 회수한 덕분이다. 다만 투자 기업 지분 평가손익이 2019년 288억원에서 작년 -139억원으로 400억원 넘게 줄어 실적 개선 폭을 줄였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도 연합자산관리의 수익성과 재무 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연합자산관리 신용등급(AA)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높였다. 다른 신용평가사들도 이번 정기 평가에서 연합자산관리 등급 전망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조선 업황 호조가 예상돼 STX엔진 등 연합자산관리가 투자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투자금을 회수하기 전까지 지분 가치 변동으로 인한 실적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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