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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중순에 꽃송이가 뭉글뭉글 부풀어 오른 모습이 마치 사발에 고봉으로 쌓은 흰 쌀밥과 같다고 해서 이팝나무란 이름이 붙었다. 힘들던 시절, 배불리 먹고자 하는 서민들의 갈망이 꽃 이름에 오롯이 새겨졌다. 정감 어린 독특한 어감의 꽃 이름이 우리네 정서와도 꼭 맞아떨어진다.
조상들이 늦은 봄 함박눈이 내린 듯한 꽃의 모습을 보고 ‘눈꽃’도 ‘하얀 꽃’도 아니라 ‘밥꽃’이라고 부른 것을 보면 절로 복합적인 상념이 든다. 이팝나무 흰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을 예상하고, 드문드문 피면 흉년을 점쳤다고도 하는데. 아름다운 풍경도 먹고사는 걱정이 없어야 눈에 들어오는 모양이다. 만개한 꽃길을 걷는 오늘의 우리는 과연 먹고살 걱정 없이 꽃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하고는 있을까.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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